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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린이의 오늘 일기

by 생활의 달인1 2025. 12. 12.

예린이의 오늘 일기

초등학교 1학년, 어느 맑은 날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눈을 뜨자마자 햇빛이 커튼 사이로 들어왔고, 엄마가 부엌에서 밥 짓는 소리가 들렸다. 학교에 가는 날은 아직도 조금 설레고 조금은 긴장되지만, 요즘은 설렘이 더 크다. 왜냐하면 학교에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도 있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공부 시간도 있기 때문이다.

아침을 먹고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갔다. 학교 운동장에 들어서자 친구들이 먼저 와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 순간 나는 ‘아, 학교는 혼자 오는 곳이 아니라 같이 오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실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고, 오늘의 첫 수업은 국어였다.

국어 시간에는 일기를 쓰는 활동을 했다. 선생님은 “오늘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써보세요”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연필을 잡고 잠깐 고민했다.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까?’ 그런데 생각해 보니, 오늘 아침 햇빛도, 친구의 인사도, 모두 소중한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침에 느꼈던 기분부터 차분히 적어 내려갔다. 글을 다 쓰고 나서 선생님이 내 일기를 읽어 주셨다. “예린이는 마음을 잘 표현하는 친구네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얼굴이 조금 뜨거워졌지만 마음은 아주 따뜻해졌다.

두 번째 시간은 수학이었다. 오늘은 덧셈과 뺄셈 문제를 풀었다. 숫자들이 줄을 서 있는 문제지를 보자 처음에는 조금 복잡해 보였지만, 천천히 읽어 보니 하나하나 풀 수 있었다. 문제를 다 풀고 손을 들었더니, 선생님이 칠판에 나와서 풀이를 해보라고 하셨다. 나는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앞으로 나갔다. 틀리지 않게 또박또박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친구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그때 알았다. 공부를 잘한다는 건, 빨리 푸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거라는 걸.

점심시간에는 친구들과 급식을 먹었다. 오늘 메뉴는 내가 좋아하는 미역국이었다. 친구 하나가 미역국을 남기려고 하길래, 나는 “미역국은 몸에 좋아”라고 말했다. 그 친구는 왜 좋냐고 물었고, 나는 “엄마가 그러셨거든”이라고 대답했다. 친구는 웃으면서 국을 조금 더 먹었다. 별것 아닌 말이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점심시간이 끝난 뒤에는 보건 수업이 있었다. 오늘 주제는 ‘우리 몸을 지키는 방법’이었다. 피부도 우리 몸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피부는 몸을 보호해 주고, 상처가 나면 다시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똑똑한 부분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괜히 더 집중해서 들었다. 왜인지 모르지만, 사람의 몸을 이해하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는 오늘 하루를 떠올렸다. 국어 시간에 쓴 일기, 수학 시간에 문제를 풀던 순간, 친구에게 했던 말, 보건 시간에 들은 피부 이야기까지. 모두 따로따로 있었던 일 같았지만,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잘 관찰하고, 잘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것.’ 오늘 하루가 나에게 조용히 가르쳐 준 교훈 같았다.

집에 와서 숙제를 하며 다시 한 번 느꼈다. 공부는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만 하는 게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하는 거라는 걸. 글을 쓰면 마음을 알 수 있고, 수학을 하면 생각이 정리되고, 몸에 대해 배우면 사람을 더 아낄 수 있게 된다.

잠자리에 들기 전, 나는 조용히 다짐했다. 지금은 초등학생이지만, 앞으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가게 될 것이다. 그 길에서 오늘처럼 배우고, 느끼고,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싶다. 언젠가는 사람들의 피부를 살피고, 아픔을 덜어주는 피부과 의사가 되어, “괜찮아요, 곧 좋아질 거예요”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오늘의 예린이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잘 해냈다. 그리고 내일의 예린이는 오늘보다 조금 더 자라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쌓여서, 나만의 길이 만들어질 거라고 믿는다.